[사설] FOMC 개막… 글로벌 경제 시험대 올랐다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개막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대까지 하락했으며 일부에서는 20달러선도 위태로운 처지에 몰렸다. 중국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미 금리 인상을 앞두고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며 15일에는 6.4559위안까지 올랐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수출을 늘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의도가 작용했기 때문인데 중국이 계속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다면 글로벌 환율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이미 미 금리 인상에 대비해 일부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했으며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도 크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그 영향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더 크게 미친다. 당장 원자재 수출로 버텨온 신흥국들의 신용등급은 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파탄으로 투기등급으로 떨어졌거나 떨어질 예정이다. 우리라고 예외는 아니다. 유가 하락은 이미 국내 정유·조선업계 등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 1,200원대까지 올라선다는 예측도 나온다. 외국인들이 강달러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최근 2개월간 3조원 넘게 매도에 나설 만큼 외국계 자금 이탈은 뚜렷해지고 있다.

가장 크게 염려되는 것은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다. 정부는 전날 또다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았지만 내용을 보면 가계부채 축소보다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줄이는 데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 정부는 이미 대출금리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미 금리가 오르고 덩달아 국내 금리마저 급등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외환보유액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미 금리 인상의 파장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각국의 펀더멘털이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지금이야말로 위기의식을 갖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더욱이 지금은 세계 경제가 촘촘히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외부의 돌발변수까지 고려한 세심한 대응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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