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복합리조트 사업 곳곳 파열음

부산 이어 여수도 외자유치 실패로 참여 포기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복합리조트 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지자체들이 외국인투자가 유치에 잇따라 실패해 사업을 포기하면서 복합리조트 사업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일부 지자체들은 외국인 카지노 유치를 앞세워 너도나도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공수표'만 날린 격이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개발공사는 26일 여수경도복합리조트 사업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공모제안서(RFP)의 조건인 외자 5억달러를 유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수경도복합리조트 컨소시엄 관계자는 "제안서 제출시한(27일)까지 외자 유치가 사실상 어려워 사업 참여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문체부가 추진하는 복합리조트 사업의 1차 대상지 9곳(부산 1곳, 전남여수 1곳, 경남 창원 1곳, 인천 6곳) 가운데 외자 유치에 실패해 사업을 포기한 곳은 2곳(부산, 여수)으로 늘었다.


전남개발공사 측은 "지난 8월 문체부 심사 결과 콘셉트 제안서(RFC)에 통과한 여수경도복합리조트는 3개 컨소시엄사가 통과했지만 이날 현재까지 3곳 모두 외자 유치가 사실상 어려워 사업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복합리조트 사업과 관련해 정부에 사업제안서조차 제출하지 못한 전남 지역 관광 인프라의 열악성과 함께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전남도 등도 책임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수경도복합리조트 사업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5성급 호텔 1,000실, 케이블카, 워터파크, 면세점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앞서 24일 부산 북항의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 중이던 롯데그룹도 외자 유치에 실패해 사업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복합리조트 사업 대상지에 최종 선정되기 위해 정부의 사업계획 제안요청(REP)에 따른 제안서를 내겠다고 밝힌 경남과 인천 등 전국 2~3곳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도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사업 포기가 잇따르면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계획에 나섰던 대형 리조트 사업들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커지고 있다. 지자체들이 추진하는 복합리조트 사업들이 외국과 비교할 때 규모가 작고 사업성이 낮아 결국 외국인투자가 유치에 실패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복합리조트 관련, 한 전문가는 "싱가포르와 마카오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 사업을 국가경쟁력으로 보고 하나의 사업에 대해 5조~6조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지자체별로 산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모도 작아 해외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합리조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문체부 관광진흥팀 관계자는 "어차피 1차 후보자들 중에 허수는 빠질 수밖에 없고 실제로 투자의지를 가진 몇 군데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며 "복합리조트와 관련해 몇몇 회사가 포기를 선언했지만 전체적으로 해외투자 유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co.kr, 무안=김선덕기자 s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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