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1차 상봉단의 우리측 이산가족 389명은 방북 준비를 위해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 모였다. 이곳에 도착한 이산가족 대부분은 북한의 가족들에게 전달할 각종 선물로 채워진 가방을 들고 오랫동안 헤어졌던 혈육을 만난다는 설렘에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북한의 사촌오빠 편히정(84)씨를 만나러 간다는 편숙자(78)씨는 “오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워서 벌벌 떨린다”며 “만나도 얼굴은 모르겠지만 혈육이니 반갑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등록 및 사전 교육 등을 거쳐 20일 육로(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해 22일까지 북측 가족 96명을 만나게 된다. 24~26일의 2차 상봉에서는 우리측 이산가족 255명이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난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그 동안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 취소 위협으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민간교류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요소로 평가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아직은 8·25 합의를 깰 때가 아니라는 판단 아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나름의 성의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한반도 안정을 원하는 중국과의 관계 및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후속 작업 추진 등을 위해 남북관계를 당분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가족을 찾기 위해 정부의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한 인원은 13만 409명(2015년 9월 말 기준)이며 이 중 생존자는 6만 6,488명, 사망자 6만 3,921명이다. 생존자 중에서도 절반 이상인 3만 5,844명이 80세 이상 고령자인 점을 감안하면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 및 정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속초=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