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 알리자" 특허청·미술계 맞손

대중에 정책·개념 쉽게 알리려


일반인들에게 특허가 친숙한 개념은 아니다. 특허 관련 용어가 어려운 편이고 일반인들이 일상 생활을 하면서 직접 특허를 출원하는 사례가 아직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전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에게 특허를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올해 초 온라인 웹툰 만화(사진)를 제작하기로 했다. 그림과 글이 함께 나오는 만화로 특허를 설명하면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만화를 그릴 화백을 물색하던 특허청은 몇 차례의 시도 끝에 윤승운 화백을 섭외했다. 윤승운 화백은 1970년대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에 발명을 주제로 '요철 발명왕'을 연재한 국내 명랑만화계의 거장으로 국내 대표 만화상인 '고바우 만화상'의 올해 수상자 이기도 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식재산 정책을 알리고 발명문화 확산을 위해 블로그, 페이스북에 여러 콘텐츠를 게재했지만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일반인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웹툰을 제작하게 됐다"며 "발명 관련 만화를 그린 적이 있는 윤승운 화백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올해 3월부터 함께 협업하면서 특허 관련 웹툰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청이 미술계와 손잡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개념 알리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특허청에 따르면 윤승운 화백은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특허청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 총 8편의 특허 관련 만화를 연재했다. 특허청이 한 달에 한번 꼴로 주제를 정하면 윤 화백이 만화로 그리는 식이다. 지금까지 발명관련 (진공청소기, 수세식변기, 과속카메라, 나로호와 신기전, 철조망) 5편, K-브랜드 보호 관련 1편, 지재권 관점 연구개발(IP-R&D) 사업 관련 1편, 음식 특허 관련 1편 등 총 8편이 나왔다. 윤 화백은 자신이 그린 '요철 발명왕'의 캐릭터 '요철이'를 활용해 만화를 그리고 있다.

최근에 연재한 음식 특허 만화에서는 음식으로도 특허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독창적인 레시피를 특허청에 등록할 수 있으며 자신이 출원하려는 레시피가 기존에 특허로 등록돼 있는지 확인하려면 특허청이 운영하는 검색창 '키프리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반응도 좋은 편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보통 만화 1편당 일 만회 정도 조회가 되고 있는데 이는 특허청이 제작하는 일반 콘텐츠 평균 조회수 2,400회 보다 4배 정도 높은 수준"이라며 "만화로 특허를 설명해 주니 일반인들이 이전보다 쉽게 특허에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당분간 발명문화 확산, 중소기업 지원정책, 지식재산제도 등을 요철발명왕을 통해 홍보할 계획이며 요철발명왕 이모티콘을 제작하여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동훈·박진용기자 hooni@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