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부터 실질 성장률과 경상 성장률을 병행 관리하는 ‘체감 중시 거시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최근 저물가 기조로 경상 성장률이 실질 성장률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국민들의 체감경기까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정 수준의 물가와 성장이 결합된 경상 성장률을 관리해 국민들이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상 성장률은 2000년~2007년 평균 7.7%에서 2012년~2015년 4.0%로 3.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실질 성장률은 평균 5.4%에서 2.8%로 2.6%포인트 감소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국민과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인식하는 성장률은 실질 성장률 보다 경상 성장률”이라며 “경상 성장률 둔화가 체감경기에 영향을 미쳐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적용될 새로운 물가안정목표 2%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적용되는 물가목표는 2.5∼3.5%(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였지만 실제 물가상승률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한 차례도 목표 범위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이번에 한은이 물가안정목표를 새로 설정한 것을 계기로 거시경제정책을 실질 성장률 중심에서 실질과 경상 성장률을 병행해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경상 성장률은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개념이다.
정부는 체감을 중시하는 거시경제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담아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실질 성장률(3.1%)과 함께 경상 성장률(4.5%) 전망치를 함께 제시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