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6일 국회의원 세비 인상 논란이 불거지자 바로 꼬리를 내렸다. 여야는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된 ‘공무원 임금 3% 인상’ 안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통과시켜놓고도 국회의원이 대상에 포함된 줄 몰랐다는 논리로 발뺌하며 세비 ‘원상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매년 예산을 심사해오던 국회가 자신들의 세비가 오르는 것을 몰랐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공동 브리핑을 열고 “국회의원 세비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직장인 월급에 해당하는 국회의원 세비가 3% 인상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두 간사는 “정부 전체 공무원 임금의 3% 인상분이 반영된 것으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증액한 것은 아니다”라고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강조한 통합과 화합을 언급하며 “유지를 받들어 의회주의 정신에 따라 여야가 정쟁이 아닌 화합과 상생국회를 만들도록 예결위 여야 간사가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며 “여야가 함께 협력해서 세비 인상을 거부하고 국민 고통에 동참하겠다는 모습에 흐뭇한 표정으로 국민 곁을 떠나시길 바란다”고 진화에 나섰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며 대립하고 있는 여야가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언급하며 어색한 악수를 나눴지만 “결국 세비 인상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국회 예결특위 관계자는 “공무원 임금 3% 인상과 관련된 예산을 심사할 때 국회 인턴이나 계약직 노동자의 처우를 함께 논의했다”며 “그럼에도 국회의원 본인들만 3% 임금 인상 대상에 포함된 지 몰랐다는 주장은 변명에 불구 하다”고 설명했다./박형윤기자man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