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마킨타증권을 인수한다. 신한금융지주 전체로는 은행과 카드에 이어 증권도 인도네시아에 거점을 마련해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구 2억5,000만명의 거대 신흥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국내 증권사의 진출도 4곳으로 늘어나 현지 시장공략을 위한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다음주 중 마킨타증권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다. 이를 위해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이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중심부 슬라탄 지역에 위치한 마킨타증권은 주식거래를 비롯해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 증권발행 업무 자격(언더라이팅 라이선스)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투도 내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주식거래 중개업무 외에 투자은행(IB) 영역까지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킨타증권의 자본자본 규모는 1,910억루피아(약 161억원) 수준으로 인도네시아 증권업계에서는 중형사에 속한다.
이에 앞서 계열회사인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2곳에 대한 인수를 마쳤고 신한카드 역시 인도네시아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신한금투의 마킨타증권 인수를 끝으로 은행과 카드, 증권의 '삼각편대'가 완성되는 셈이다. IB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내 금융그룹이 단일 해외시장에서 은행·카드·증권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특히 인도네시아의 자본시장은 이제 막 성장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5,000만명에 달하지만 주식투자 인구는 50만명에 불과하다. 증권사도 140여개 달하지만 국영 및 외국계 증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편이다. 국내 증권사가 진출해 개척할 수 있는 영역이 아직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에 국내 증권사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KDB대우증권이 지난 2007년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의 지분 19.9%를 취득한 뒤 지난 2013년에 보유 지분을 80%까지 늘리면서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대우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올해 주식거래 체결건수 1위, 거래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300억루피아(약 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자기자본 규모는 3,800억루피아(약 320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형증권사인 코린도증권을 2009년에 인수한 NH투자증권은 NH코린도증권이라는 현지법인을 세운 뒤 꾸준히 인력을 보강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러한 투자에 힘입어 NH코린도증권은 인도네시아 100위권 증권사에서 20위권으로 6년 만에 '수직상승'했다.
키움증권 역시 키움자산운용과 함께 1990년대 후반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자카르타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하며 인수 매물을 물색 중이다.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자문하는 헤브론스타의 김재욱 팀장은 "인도네시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도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한데다 동남아시아 지역 경제의 36%를 차지하는 등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1억2,000만명의 노동가능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중산층 성장과 함께 자본시장이 빠르게 발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