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 PE, 현대백화점에 최후 통첩

"인수가 안 올리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협상 중단"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 중인 KTB 프라이빗에쿼티(PE)가 유일한 원매자인 현대백화점 측에 인수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매각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B PE는 동부익스프레스 단독 인수 후보인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 컨소시엄 측에 가격 조정 협상을 제안했다. 지난달 16일 본입찰 당시 현대백화점 측이 제시한 4,700억원의 인수가에 대한 상향 조정을 공식 요청한 것이다. 답변 시한은 14일까지며 현대백화점이 가격 조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유찰될 것으로 전망된다.

KTB PE 측은 이번 가격 협상을 통해 현대백화점 측이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인수 가격을 제시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연간 현금창출능력(EBITDA) 700억원에 동종업계의 평균 기업가치 배율 10~11배를 곱하면 기업가치가 7,000억~7,700억원이며 신세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와 각종 부동산 등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비영업자산 가치만 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사 당시 동부익스프레스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으로 작용한 자회사 동부인천항만의 최소수입보장(MRG)이나 높은 동부그룹 매출 의존도 역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MRG가 끝나는 시점인 2023년까지 약 9년 동안 동부인천항만이 창출할 수 있는 현금 규모만 2,700억원에 달한다"며 "더불어 MRG가 끝나도 50년간 토지 무상 이용권을 보장 받고 있는데다 인천항만에서 유일하게 5만톤급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항만이라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측 간 동부익스프레스 기업가치에 대한 접점을 찾기 어려워 이번 딜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백화점 측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가격으로 5,000억원 이상은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이 유찰될 경우 KTB PE는 1~2년간 동부익스프레스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재차 매각에 나서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KTB PE와 큐캐피탈파트너스는 특수목적회사(SPC)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를 통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3,100억원에 인수했다. /박준석·송종호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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