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SK D&D가 공실율 100% 될 '수송타워' 산 이유는

계열사 입주 시키고 증축… 건물가치 높여 재매각 추진






수송빌딩전경_수정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종로구 '수송타워(사진)'의 실제 투자자는 한국거래소 상장 1호 디벨로퍼인 SK D&D다.

디벨로퍼인 SK D&D가 이미 완공된 건물인 수송타워를 사들이는 이유는 이를 일종의 개발사업으로 보고 접근하기 때문이다.

수송타워는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빌딩으로 이전하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가 사옥으로 사용했던 빌딩이다.

제일모직이 이전하게 되면 100% 공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SK D&D는 현재 인사동 관훈빌딩에 입주해 있는 SK건설 등 계열사를 입주시키고, 증축을 통해 건물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다음 매각할 계획이다.


이 같은 SK D&D의 투자는 최근 갈수록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오피스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빌딩의 가치를 높이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SK D&D는 부지 빈 공간 약 4,950㎡를 증축할 예정이다. 수송타워의 3.3㎡ 당 매입가는 1,700~1,9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연면적 4만 4,825㎡인 수송타워의 총 매입가는 2,300~2,6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수송타워 증축이 완료되면 연면적은 4만 9,775㎡로 늘어난다. 여기에 최근 광화문 일대 오피스 빌딩의 3.3㎡ 당 평균 매각가인 2,100~2,300만원을 적용하면 총 매각가는 3,100~3,5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매각 차익만 계산하더라도 최대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SK D&D 관계자도 "수송타워 앞 부지를 증축해서 다시 매각하면 금융비와 공사비를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오피스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투자자들 간의 경쟁이 심화 되면서 아예 용적률에 여유가 있는 건물을 사들여 증축을 통해 가치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SK D&D의 수송타워 투자도 그런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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