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보물 창고' 인천, 빌딩숲 송도… 한국속의 작은 중국… "여행1번지 여기있었네"

<관광2면> 송도 야경2
송도 구경은 무턱대고 해서는 하루 안에 끝낼 수 없다. 워낙 넓어 미리 송도의 지도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발길을 옮겨야 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사진은 송도의 야경.
<관광2면> 공화춘
인천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짜장면집이었던 옛 '공화춘' 전경. 지난 1983년 문을 닫은 후 현재는 '짜장면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 송도미래길

도시테마 전시관 컴팩스마트시티서 글로벌 연구단지 등 5D 영상으로 즐겨

G타워 29층 전망대 송도 야경도 일품

● 차이나타운

개항기 인천 역사 문화 고스란히 간직… 중국식당·과자점 등 50여개 점포 입점

터줏대감 '공화춘' 은 짜장면박물관으로




돈을 물 쓰듯 하거나 꼭 필요하지 않은 일에 정력을 소진하는 것만이 낭비는 아니다. 엄청난 재원과 노력을 투입해 이뤄 놓은 결과물을 방치하는 것 역시 낭비라면 낭비다.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바로 인천광역시를 두고 하는 얘기다. 그동안 이따금 들른 인천은 보통 업무상 방문이었다. 그래서 목적지까지 바쁘게 갔다가 일을 마치면 부리나케 돌아오곤 했었다. 그러나 당일 여행코스로 인천을 취재하러 가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둘러본 후 떠오른 단어는 '낭비'였다. 이렇게 잘 꾸며 놓은 도시를 한가하게 놀리는 것은 낭비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인구 300만명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데 이곳을 그동안 매몰차게 외면해왔다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새삼스러웠다. 그래서 '앞으로는 인천을 자주, 그리고 찬찬히 들여다보자'고 다짐하면서 송도의 빌딩 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취재를 떠나기 전날 자료를 검색해 보니 인천은 관광의 보물창고였다. 차이나타운, 개항조차지, 월미도 문화의거리, 송도 미래길, 인천대교, 강화도, 서해에 널려 있는 섬들…. 이들을 하루에 모두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선 송도 미래길과 차이나타운 두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송도미래길=하지만 송도 구경도 무턱대고 해서는 하루에 끝낼 수 없다. 미리 송도의 지도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발길을 옮겨야 정리가 된다. 윤현숙 문화관광해설사가 기자를 인천의 200분의1 모형관이 있는 '컴팩스마트시티'에서 만나자고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컴팩스마트시티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단지가 구축된 송도, 항공·항만 물류도시 영종도, 국제금융레저도시 청라의 건물들을 축소해 도시의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이곳을 들러 도시 모형을 살펴보면 인천의 개괄적인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도시계획을 테마로 한 전시공간 '컴팩스마트시티'는 1층부터 3층까지가 전시실로 인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매시 30분마다 5D 영상을 상영하는데 한국어는 물론, 영어·일어·중국어 등으로 언어변환이 가능해 외국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컴팩스마트시티를 나와서 서쪽으로 한 블록을 더 가면 복합 문화공간 '트라이볼'이 있다. 윤 해설사는 "트라이볼은 밥공기 3개가 맞붙어 있는 모습의 건물로 대중음악·국악·무용·연극 등의 공연 및 미술작품 기획전시도 열고 있다"며 "세계 최초 역(逆)셸 구조로 지어져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사회공공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송도의 랜드마크"라고 말했다.

트라이볼을 나와 다시 서쪽으로 다리를 건넌 다음 횡단보도를 한 번 더 건너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입주한 'G타워'가 모습을 드러낸다. G타워에는 각종 국제기구 및 세계은행, 우체국, 경제자유구역청이 입주해 있다. G타워는 평일 오전9시부터 오후7시까지 29층 하늘정원에 입장이 가능한데 글로벌 비즈니스의 무대인 G타워 전망대에서는 송도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도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도는 외관상으로는 서울의 강남, 대전의 유성, 부산의 해운대는 물론 기자가 가 본 다른 어떤 나라의 도시들보다 훨씬 현대적이었다.

◇차이나타운=송도미래길이 인천의 현재를 상징하는 모습이라면 인천시 중구의 개항장문화지구 근처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조선이 서구 열강에 문을 열면서 형성된 근대의 모습이다.

중구 차이나타운로에 들어서면 기둥 위에 지붕을 얹은 '패루'가 먼저 손을 맞는다. 패루는 중국인들이 마을 출입로에 세우는 일종의 대문으로 귀신을 쫓고 복을 기원하는 상징물이다. 원래 차이나타운은 20개의 중국식당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중국식당과 중국과자점·재료상 등 50여개의 점포들이 들어서 작은 중국을 이루고 있고 한중원쉼터,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주말에는 이국 풍물을 즐기려 몰려드는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중구 북성동 3가 일원.

지난 1883년 인천이 개항하면서 청나라 조계로 시작한 차이나타운에는 부두 노동자로 일하던 화교들이 몰려들었는데 가난한 이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 짜장면이었다. 삶은 국수에 중국 된장인 몐장을 비벼 먹던 짜장면은 부두 노동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하루아침에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짜장면박물관'에는 짜장면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기록, 유물들이 전시돼있으며 터줏대감이었던 중국집 '공화춘'의 역사를 정리해 놓았다. 차이나타운로 56-14. /인천=우현석객원기자,

사진제공=지동배 포토그래퍼·한국관광공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