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천 등 수도권 20%가 손바뀜… '투기 거래' 과열로 실수요 피해 우려

'분양권 폭탄돌리기' 수도권 확산




지난 20일 울산시 북구 진장동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 오후11시부터 인파가 몰리더니 21일 0시가 되자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첨자 발표와 함께 이른바 분양권 야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떴다방은 물론 전국에서 분양권으로 돈을 벌려고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분양권 거래 증가가 예사롭지 않다. 전매제한이 없는 지방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인기 아파트단지로까지 확산되면서 분양권 폭탄 돌리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은 분양권 거래가 지난해 9만여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10만여건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다.




◇위례 1,200여건 거래, 인천 연수 2,300건 거래=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수도권 지역의 분양권 거래 현황을 보면 서울에서는 성동구가 756건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왕십리 뉴타운을 중심으로 분양권 손바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강남권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한동안 뜸했던 송파구와 강동구 등지에서도 분양권 거래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송파구와 강동구 역시 올 들어 거래 건수가 각 240건, 213건을 차지했다.

경기도에서는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와 위례신도시가 위치한 지역의 분양권 거래가 많았다. 화성시에서는 올 들어 2,647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1,200여건의 손바뀜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연수구에서 분양권 거래가 올 1월부터 10월16일까지 2,300건 이뤄졌다.

한마디로 분양시장 열기가 지속되면서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올라가고 이에 맞춰 분양권 거래도 늘면서 분양권으로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떴다방 등 투기세력들도 가세하면서 폭탄 돌리기 양상은 심화되고 있다.



◇지방은 이미 두세 차례 손바뀜, 폭탄 돌리기 피해 나타날 듯=부산·대구·울산 등 청약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지방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수도권과 달리 전매제한이 없다 보니 이미 지난해부터 분양권 거래시장이 불붙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폭탄 돌리기가 최고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지방에서 거래된 분양권은 약 20만여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서울에서 지방으로 원정 가는 사람들도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권 시장에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전매를 꾀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며 "최근 청약 1순위 기간이 줄며 유효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 같은 분양권 거래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국 피해는 실수요자가 볼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조권형·정순구기자 buz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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