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대는 증시… 거래대금도 뚝

코스피 하루 거래규모 코스닥에 추월… 3주만에 1950선 아래로



연말을 앞두고 한파가 국내 주식시장에 몰아치면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급감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맏형격인 코스피시장의 일 거래대금 규모가 코스닥에 추월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시장을 이끌어갈 만한 수급주체마저 실종돼 거래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4.63포인트(0.75%) 내린 1,949.04를 기록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달 16일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1,950선 아래로 후퇴했다.

코스피지수가 맥을 못 추면서 이날 시간외매매를 제외한 코스피 거래대금은 3조5,742억원에 그쳐 코스닥 거래대금(3조5,789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모를 겪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도 코스닥 거래대금(3조6,486억원)이 2005년 6월14일 이후 무려 10년 5개월 만에 코스피 거래대금(3조4,023억원)을 앞지른 바 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올 하반기 들어 코스피지수 부진과 맞물리며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월 6조7,912억원에 달했던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8월 5조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4조6,369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달에는 3조8,504억원으로 다시 줄어들며 올 들어 처음으로 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코스피 거래대금의 감소세는 최근 국내 증시 침체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확산돼 상대적으로 대외변수에 더 민감한 대형주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들도 이렇다 할만한 수급주체의 역할을 해주지 못해 거래감소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부진의 장기화로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개선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결국 코스피 거래대금의 부진한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의 극심한 거래 부진은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수탁수수료) 수입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3,000선 가까이 치솟았던 증권업종지수는 이날 1,700선까지 곤두박질치며 연고점 대비 40% 넘게 떨어졌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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