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스프레드 연중 최고… 회사채 발행 비상

'AA-' 3년물 52.1bp 최고점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 기준 신용스프레드는 전날 52.1bp(1bp=0.01%포인트)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AA-' 회사채 3년물 신용스프레드는 11월 한 달 동안에만 6.5bp나 상승했으며 지난 24일 51.1bp로 올 들어 처음으로 50bp를 넘어선 바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가 하향세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회사채 금리는 올랐기 때문에 신용스프레드가 치솟고 있다는 것이 시장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도 신용스프레드 확대의 또 다른 요인이다. 연말로 갈수록 회사채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북클로징(회계 결산)에 대비해 투자를 줄이기 때문에 신용스프레드도 커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스프레드의 확대 폭이 크고 기관의 북클로징 시점도 빨라지고 있다. 조선·건설·해운 등 업종의 잇단 실적부진과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의문이 높아진 게 크게 작용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투자에 나서겠다는 기관투자가들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와도 차환 발행하는 대신 현금 상환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회사채 발행 규모가 9조5,784억원으로 전월 대비 8.8% 감소했다. 일반회사채의 경우 2개월 연속 순상환을 기록했다. 순상환 금액도 1조4,184억원으로 9월(3,829억원)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일반회사채 발행 건수와 규모는 25건, 2조2,500억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10건, 2,5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채(2조674억원·41.2% 감소), 자산유동화증권(1조6,210억원·0.3% 감소) 등의 발행액도 일제히 줄어들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수주산업에 속한 기업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순상환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GS칼텍스(신용등급 AA+), 현대위아(AA-), 하이트진로(A) 등이 회사채 차환 발행 대신 현금 상환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림산업(A+)은 당초 이달 말 1,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세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12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가 위축된 데다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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