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 분양, 2~3년뒤 시장 발목 잡을 것"

KDI, 경제전문가 402명 설문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른 만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아파트 분양이 향후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8일 발표한 '2015년 3·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 담긴 주택시장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4%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총량이 높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KDI는 일반 국민 1,000명과 대학교수 및 국책·민간연구기관 연구원으로 구성된 경제 전문가 402명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전문가의 66.3%는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DTI 심사 강화에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규제 강화가 효과를 볼 것이라는 응답도 80.1%에 달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분양시장의 호조, 저금리 기조와 DTI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은행권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74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6조7,000억원이나 불어났다.

아울러 전문가의 84.1%는 4·4분기에도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요 상승 요인으로는 월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전세 공급물량 감소(48.8%)가 꼽혔다. 3·4분기 주택 임대시장은 전세와 월세 가격이 정반대의 행태를 보였다. 전국 전셋값은 전년 동기 대비 5.3%의 상승률을 기록해 전 분기(4.5%)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반면 월세 가격은 전 분기(-0.9%)에 이어 하락세(-0.4%)를 유지했다.

KDI는 과도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 아파트 분양시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예년 평균을 훌쩍 웃도는 아파트 분양물량이 입주시점인 2~3년 후 주택시장 침체를 다시금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다. KDI는 "올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해 향후 그 파급효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주택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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