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로 고농축우라늄(HEU) 핵연료 감축을 위해 세계 원자력 전문가들이 한국에 모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오는 11~15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25개국 전문가 200여명이 참가하는 ‘제36회 연구로 고농축우라늄 감축 국제회의’를 개최한다.
연구로 고농축우라늄 감축(RERTR) 프로그램은 핵비확산 정책의 일환으로 전 세계 연구로 핵연료의 우라늄 농축도를 고농축(93%, HEU)에서 저농축(20% 이하, LEU)으로 전환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부(DOE)와 아르곤국립연구소(ANL)가 주도해 창설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이다.
이번 회의는 미국 에너지부가 RERTR에서 고밀도 저농축 핵연료 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온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회의 개최를 요청함으로써 열리게 됐다.
우리나라는 연구로 고농축 핵연료를 저농축 핵연료로 전환하는 데 가장 유용하다고 평가받는 원심분무 U-Mo(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제조 기술의 최신 현황을 논문과 포스터 발표 등을 통해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세계 최초로 U-Mo 핵연료를 적용하는 기장 신형연구로의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원심분무 U-Mo 핵연료 제조 기술은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더라도, 기존의 핵연료보다 우라늄 밀도를 2배 이상 높여 고농축우라늄 성능을 구현하는 신기술로, 지난 1997년 연구원이 독자 개발했다.
참가자들은 그 밖에도 고밀도 저농축 핵연료 개발, 저농축 핵연료 이용 의료용 동위원소 Mo-99 생산, 연구로 핵연료 전환을 위한 안전 분석 등을 주제로 논문 52편과 포스터 23편을 발표한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등 연구시설을 견학할 계획이다.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 RERTR 국제회의는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원천 기술인 원심분무 U-Mo 핵연료 제조 기술 등 국내 연구로 핵연료 기술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연구로 및 연구로 핵연료 시장 진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