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를 제치고 글로벌 3대 통화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월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공식 결정한 뒤 편입 비율을 10.92%로 정했다.
미국 달러(41.73%), 유로화(30.93%)보다는 낮지만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보다는 높다. SDR 편입과 동시에 세계 3대 글로벌 통화의 지위에 오른 셈이다. 집행이사회를 마친 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은 중국의 세계 경제로의 통합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며 "이는 세계 경제의 여건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편입 비율은 중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초 IMF는 위안화가 SDR에 신규 편입되면 전체 바스켓에서 14%, 기존 통화를 대체해 들어올 경우 1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과학원 등 중국 내 싱크탱크들은 위안화 편입 비율을 13.8%로 예측하기도 했다.
◇무역결제 시장에서 달러 역할 잠식=중국 위안화가 IMF의 SDR 바스켓에 포함되며 달러 중심의 글로벌 경제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샤오치우 인민대 증권금융연구소장은 "위안화의 국제화는 중국이 대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며 "중국은 SDR 편입 이후 자본 시장 개방을 통해 금융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당장 주요2개국(G2) 간 화폐전쟁으로 보기에는 아직 한참 이르다. 하지만 위안화가 무역 결제부터 달러가 차지한 영역을 조금씩 침입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에스와르 프리사드 코넬대 교수는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경쟁자가 되기보다는 달러의 역할을 잠식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중국은 달러 역할 잠식을 위해 미국 국채 등 달러 외한 보유액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통화의 지위를 얻은 만큼 굳이 과도한 달러 보유로 달러화 가치 변화의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5,255억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다. 왕쥐 HSBC 외환 스트래지스트는 "위안화를 비축할 수 있고 위안화 환율을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미국 등 선진국 채권을 과다하게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개방 기폭제 될 듯=SDR 바스켓 편입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MF가 '자유로운 태환'의 조건에서 '자유로운 사용'으로 조건을 완화시켜준 것은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방 약속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방 노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경제 매체들은 SDR 통화 바스켓 편입에 따른 외환거래 자유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 채권 시장 개방이 이뤄지면 대대적으로 외자를 끌어들여 주식 시장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SDR 편입으로 위안화 평가절하 같은 환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해외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해보다 감소한 딤섬본드(역외 위안화채권)보다 중국 내에서 발행하는 판다본드가 더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 각국의 위안화 수요는 8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축통화 지위 비용도 만만치 않아=글로벌 3대 통화로 올라서며 위안화가 치러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위안화 평가절하 등 정부의 인위적 시장 개입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손발이 묶일 경우 중국 경제는 7%는 물론 6% 성장도 위협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 확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중국 수출 기업에는 악재다. 뉴욕타임스는 "위안화가 진정한 글로벌 통화가 되려면 법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투명한 정책 결정과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미국 달러(41.73%), 유로화(30.93%)보다는 낮지만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보다는 높다. SDR 편입과 동시에 세계 3대 글로벌 통화의 지위에 오른 셈이다. 집행이사회를 마친 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은 중국의 세계 경제로의 통합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며 "이는 세계 경제의 여건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편입 비율은 중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초 IMF는 위안화가 SDR에 신규 편입되면 전체 바스켓에서 14%, 기존 통화를 대체해 들어올 경우 1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과학원 등 중국 내 싱크탱크들은 위안화 편입 비율을 13.8%로 예측하기도 했다.
◇무역결제 시장에서 달러 역할 잠식=중국 위안화가 IMF의 SDR 바스켓에 포함되며 달러 중심의 글로벌 경제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샤오치우 인민대 증권금융연구소장은 "위안화의 국제화는 중국이 대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며 "중국은 SDR 편입 이후 자본 시장 개방을 통해 금융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당장 주요2개국(G2) 간 화폐전쟁으로 보기에는 아직 한참 이르다. 하지만 위안화가 무역 결제부터 달러가 차지한 영역을 조금씩 침입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에스와르 프리사드 코넬대 교수는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경쟁자가 되기보다는 달러의 역할을 잠식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중국은 달러 역할 잠식을 위해 미국 국채 등 달러 외한 보유액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통화의 지위를 얻은 만큼 굳이 과도한 달러 보유로 달러화 가치 변화의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5,255억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다. 왕쥐 HSBC 외환 스트래지스트는 "위안화를 비축할 수 있고 위안화 환율을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미국 등 선진국 채권을 과다하게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개방 기폭제 될 듯=SDR 바스켓 편입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MF가 '자유로운 태환'의 조건에서 '자유로운 사용'으로 조건을 완화시켜준 것은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방 약속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방 노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경제 매체들은 SDR 통화 바스켓 편입에 따른 외환거래 자유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 채권 시장 개방이 이뤄지면 대대적으로 외자를 끌어들여 주식 시장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SDR 편입으로 위안화 평가절하 같은 환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해외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해보다 감소한 딤섬본드(역외 위안화채권)보다 중국 내에서 발행하는 판다본드가 더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 각국의 위안화 수요는 8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축통화 지위 비용도 만만치 않아=글로벌 3대 통화로 올라서며 위안화가 치러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위안화 평가절하 등 정부의 인위적 시장 개입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손발이 묶일 경우 중국 경제는 7%는 물론 6% 성장도 위협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 확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중국 수출 기업에는 악재다. 뉴욕타임스는 "위안화가 진정한 글로벌 통화가 되려면 법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투명한 정책 결정과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