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생명은 신선함입니다. 가장 신선한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여 생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겠습니다."
생맥주 전문점 '와바'를 운영하는 이효복(49·사진) 인토외식산업 대표는 "와바의 경쟁력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맛과 위생"이라며 "변화하는 맥주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고품질의 생맥주를 고객에게 선보일 채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대부터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책 대여점에서부터 노래방, 비디오방, 소주방 등을 운영하며 일찌감치 다양한 프랜차이즈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1990년대 후반에는 '스페이스1318'이라는 콜라텍 브랜드를 선보여 승승장구했지만 외환위기로 한순간에 나락에 떨어지는 좌절도 경험했다.
이 대표는 "아무 것도 모르던 젊은 시절에 여러 가지 장사를 해봤던 것이 큰 자산이 됐다"며 "프랜차이즈사업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콜라텍 브랜드에 실패한 이 대표는 가장 자신 있었던 맥주 전문점으로 재기를 노렸다. 아무리 경기가 나쁘고 주머니 사정이 얇아도 가볍게 한잔 즐기는 맥주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래서 선보인 것이 서양식 칵테일바를 표방한 '텍사스'다. 바텐더가 매장 중에서 각종 칵테일을 제조하는 텍사스는 문을 열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바텐더 주점이라는 독특한 사업모델이 발목을 잡았다. 바텐더의 수요는 넘쳐났지만 공급이 모자라 바텐더가 다른 매장으로 이직하면 매출도 덩달아 흔들렸다. 실력 좋은 바텐더를 영입해도 경쟁 브랜드에서 스카우트를 해가는 바람에 힘이 빠지기 일쑤였다. 이 대표는 고민 끝에 한때 18개점에 달하는 텍사스를 떠나 2001년 생맥주 전문점 와바를 창업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와바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장수 브랜드가 됐다. 그 사이 와바와 비슷한 콘셉트를 내건 브랜드가 수도 없이 등장했지만 반짝 인기를 모은 채 대부분 사라졌다. 이 대표는 "외형 확장보다 내실 위주의 경영에 집중한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올해 초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기존 와바 매장에 마이크로브루어리(소규모 양조장)를 접목한 '와바 탭하우스'를 선보인 것이다. 이곳에는 이 대표가 개발한 생맥주 전용 냉장고 '워크인쿨러'가 있다. 이 대표는 "와바 탭하우스는 대형 맥주 브랜드 외에 다양한 수제맥주를 제공하는 맞춤형 매장"이라며 "전용 냉장고를 통해 매일매일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와바 탭하우스가 천편일률적인 국내 맥주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정용 맥주 제조기를 구입하는 사람이 늘고 수입 맥주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 역시 와바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전 세계에서 국내에만 세계 맥주 전문점이 있는 이유는 그만큼 국산 맥주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의미"라며 "현재 16종인 와바 탭하우스의 수제맥주를 지속적으로 늘려 국산 맥주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