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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문제로 인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던 독일차가 주춤거리는 사이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매서운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독일차의 '클린 디젤' 이미지가 추락한 틈을 타 친환경을 강조한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운 일본 브랜드들은 구매고객에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가솔린'과 '친환경'을 내세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달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전달 대비 30%나 늘었다. 특히 렉서스의 대표 친환경차로 꼽히는 'ES300h'는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후 판매량이 238.1%나 증가했다. 지난 8월 53대가 팔린 이 차량은 지난 달에는 529대나 판매됐다. 지난 달에 비해 30% 가까이 판매량이 줄어든 폭스바겐의 '파사트 2.0 TDI(583대)'와 BMW '520d(570대)'에 이어 전체 판매 6위에 올랐다. 특히 1~3위를 차지한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771대)'과 아우디 'A6 35 TDI(661대)', 메르세데스 벤츠 'E 220 블루텍(609대)'을 포함해 지난 달 베스트셀링카 상위 5개가 모두 디젤 차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차의 한계를 뛰어 넘은 높은 판매실적이라는 평가다.
혼다 역시 지난 달에 올 들어 월별 실적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추가 할인을 포함해 340만~360만원의 할인폭을 적용한 효과를 봤다. 혼다 '어코드 2,4' 모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3%가 늘어난 271대가 판매됐다.
인피니티도 지난 8월에 비해서는 다소 판매량이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는 전월 대비 65%나 늘었다. 특히 'Q50S 하이브리드'는 올 들어 가장 많은 33대가 팔렸다.
폭스바겐 사태로 반전의 기회를 잡은 일본차 브랜드들은 이달 들어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면서 점유율 제고에 나섰다.
먼저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글로벌 누적 판매대수가 800만대를 넘어선 것을 기념해 '프리우스'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3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제공하는 한편 48개월 무이자할부(선수금 30%)를 적용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친환경차 보조금(100만원) 지원과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 후 취·등록세 감면(최대 140만원)을 비롯한 다양한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프리우스V' 역시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실시한다.
한국닛산도 가솔린 세단 '알티마 2.5'에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적용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12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제공한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쥬크'는 24개월 무이자 할부와 1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현금 구매시)을 제공하고, '캐시카이'는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다.
인피니티는 가솔린 세단 'Q70' 구매고객에게 선착순으로 700만원을 할인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펼친다. 특히 인피니티는 전체 판매 차량의 70% 이상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을 고객들에게 강조하는 등 디젤 차량을 주력으로 하는 독일 업체와의 차별화에 적극적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Q50S 에센스 모델'의 경우 배터리 보증 기간을 업계 최장 수준인 10년·20만km까지 연장받을 수 있다. 인피니티 파이낸스 서비스를 이용해 구입할 경우 추가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혼다코리아는 가솔린 대형 세단 '레전드'를 100만원 할인해주고 5년 10만㎞ 무상 서비스 쿠폰도 지급한다. 특히 혼다코리아는 이달 중순 가솔린 대형 SUV인 '올 뉴 파일럿'을 출시해 디젤 위주인 수입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혼다 고객이 올 뉴 파일럿을 구매할 경우 100만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솔린 차량과 하이브리드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들 차량을 앞세운 일본 브랜드들이 디젤차 위기를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