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 아니다. 그러나 도움줄 수는 있다." 언젠가 덴마크디자인센터에 걸렸던 현수막 "디자인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가? 아니다. 그러나 도움을 줄 수는 있다"를 광고로 바꿔 본 말이다. 만약 광고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광고라는 '기업 메시지'를 통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나아지게 한다. 그런데 기업이 광고를 통해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업을 또 다른 면에서 존경받는 존재로 만드는 길일 것이다.
올해 신문광고 시장이 다소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대기업의 기업광고와 캠페인광고가 크게 줄었고 협찬이나 상품판매 중심의 단기효과 광고가 주를 이뤘다. 이번 서울경제신문 광고대상의 출품작 역시 과거에 종종 봤던 대형 시리즈광고나 기업PR광고가 현저히 줄었고 새로운 시도나 특별한 캠페인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SK그룹과 두산그룹은 일관성 있는 캠페인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줬다. 기업PR대상에 선정된 SK의 '사회적 기업' 광고는 이 시대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사회적 기업, 사회적 마케팅, 사회적 광고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유가치 창조의 모범을 보여줬다. 크리에이티브대상의 SK텔레콤 '연결의 힘을 믿습니다' 광고 역시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기업의 본질과 사회적 지향점을 절묘하게 연결시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시대적 가치를 전달했다. 이러한 캠페인이야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산그룹이 '젊은 청년에게 전하는' 시리즈광고도 사람에 대한 기업의 애정과 따뜻함이 편안하면서도 일관성있게 전달되는 효과가 컸다.
광고주대상의 LG화학과 기업PR부문의 LS전선은 비소비재 기업인데도 꾸준하고 일관성 있는 광고의 힘을 잘 보여줬고, 한국투자증권과 아모레퍼시픽, 동부금융그룹, 롯데칠성음료 광고는 지속성과 브랜드의 존재감이 잘 묻어났다. KB금융그룹과 더존비즈온은 카피의 힘이 돋보였고, 신한금융투자와 기아자동차, SK브로드밴드 광고는 적극적이고 강력한 메시지의 전달효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경제신문 광고인대상에는 롯데백화점의 이완신 전무가 선정됐다. 이 전무는 롯데백화점의 마케팅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로서 30년 가까운 실무경험과 함께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적 자세로 광고인의 모범이라는 평이다.
/조병량 심사위원장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