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파리 테러] 여권 위조 2007년 불법입국… SNS서 테러단체 지지 활동

■ 테러단체 추종 인니인 검거

국내에서 국제테러단체를 추종하며 수년간 공개적으로 지지활동을 펴온 외국인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파리 도심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국가(IS)'는 아니지만 미국이 지정한 국제테러단체라는 점에서 더 이상 국내도 테러단체 지지세력의 활동 무풍지대가 아닌 셈이다.


18일 경찰에 전격 검거된 인도네시아인 A(32)씨는 국제테러단체 '알누스라'를 추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알누스라는 유엔 평화유지군 수십명을 납치하고 시리아 지역 주민 20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등의 테러활동으로 지난 2014년 미국 국무부에 의해 국제테러단체로 지정됐다. 이 테러단체를 A씨가 추종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지 표현을 수차례 올려 여론활동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7년 여권을 위조해 국내로 불법입국했다. 이후 생산직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한편 테러단체에 대한 SNS 여론활동을 꾸준하게 진행했다.

A씨는 SNS 계정을 통해 올해 4월께 북한산에 올라 테러단체 알누스라의 깃발을 흔들며 단체를 지지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어 10월에는 서울 경북궁에서 '알라 외의 신은 없고 무함마드(이슬람 예언자)는 선지자다'라는 의미를 지닌 알누스라의 상징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어 올려 테러단체 지지활동을 해왔다. A씨는 이 같은 SNS 계정은 두 달에 한 번꼴로 삭제하고 다시 생성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A씨가 추종한 알누스라는 '자흐밧 알누르사(승리전선)'가 정식 명칭이며 2011년 IS의 지도자 알바그다디의 지시에 따라 설립됐다. 이후 꾸준히 세력을 확장한 알누스라는 2013년부터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뒤 IS의 전신이자 2001년 9월11일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일명 '9·11테러'를 자행한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세력이다. 현재 1만여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2014년도 미국 국무부에 의해 국제테러단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A씨는 특히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에 대해서도 세계 각국의 동정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A씨는 자신의 SNS에 "프랑스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올해 상반기부터 지켜보다 올 9월 본격적인 내사에 돌입한 뒤 이날 충남 자택에서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어떤 과정을 통해 테러단체에 동조하게 됐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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