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소건설사 '수주 가뭄'

市 산하기관 발주공사 원도급률 37%… 하도급률도 42% 그쳐

인천지역 중소건설업체들이 시내 곳곳에서 대규모 공사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데도 이를 수주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11일 인천시와 대한건설협회인천시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 산하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 가운데 지역 업체 원도급률은 37%에 그쳐 목표치(49%)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국가 공기업이 발주한 공사의 지역 업체 원도급률도 17.2%로 지난해 같은 기간(23.2%)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지역업체 하도급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시 산하 공기업이 발주한 공사의 지역 업체 하도급률 목표를 60%로 잡았으나 실제로 이뤄진 것은 42%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47.8%) 보다 줄었다. 이처럼 지역 업체의 원·하도급률이 낮은 원인은 중소건설업체의 자금력 부족과 경영상태의 불안정, 인적자원 부족, 기술 수준 낙후, 발주물량 부족, 입찰경쟁 심화로 꼽히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의 경우 지역업체를 원도급에 참여시키라고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면서 "대형공사가 나올 만한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읍소'하는 길 밖에 없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대형 건설사인 H사는 지난 7월부터 송도 재미동포타운 1단계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급금액은 총 2,097억원이지만 지역 업체들은 1%의 지분 참여도 못했고, 시공지분도 확보하지 못했다. 서구 청라지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하나금융타운 1단계 조성공사도 마찬가지다. 총 사업비 7,300억원에 G사가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미 지난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갔지만 여기에도 지역 업체들은 참여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 신축공사도 같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인천지역 중소업체의 경우 시공품질 저하와 AS 미흡, 현장관리 미숙, 신용도 등을 고려할때 단지 지역성만을 고려해 공사를 맡기기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