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동결… 12월 인상 강력 시사] 12월 ECB 양적완화 맞물리면 글로벌 금융시장 '퍼펙트 스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오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에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이 12월 회의에서 양적완화 확대 등 추가 경기부양책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다만 ECB 지도부 내에서도 통화정책 기조 변경을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로이터통신 등은 28일(이하 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주 12월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지 1주일도 안 돼 지도부 내 견해차가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ECB의 통화정책이사인 브누아 쾨레는 지난 27일 밤 멕시코시티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판단되면 예금 금리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ECB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로 -0.2%를 적용하고 있다. 페터 프라트 ECB 수석이코노미스트도 28일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써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적완화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중앙은행장인 아르도 한손 ECB 통화정책이사는 "경제 펀더멘털이 근본적으로 흔들리지 않으면 12월에 추가 조치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으며 라트비아 중앙은행장인 일마르스 림세빅스 통화정책이사도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갓 시작된 상황에서 연내 추가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토르 콘스탄시우 ECB 부총재도 양적완화 확대 신중론을 폈다. 그는 28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더 악화하면 (ECB가)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기존 프로그램 변화에 대해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그렇게 움직여야 할 큰 필요성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12월 연준의 금리인상뿐 아니라 ECB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불거지면서 시장은 당분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2월에 ECB의 추가 부양책과 연준의 금리인상이 동시에 나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리처드 예첸가 글로벌마켓 리서치헤드는 2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12월에 1유로와 1달러의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parity)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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