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연출은 17일 열린 향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전통적인 한국 무용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조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만들어 가고 있다”며 “조흥동, 김영숙, 양성옥 등 전통춤 대가의 참여 속에 새로운 한국무용을 보여줄 무대가 마련된 것 자체가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향연은 정 연출이 먼저 국립극장에 아이디어를 제안해 무대에 오르게 됐다. “3년 전 국립무용단이 전통 무용을 엮어 만든 ‘코리아 환타지’를 본 뒤 한국 무용의 매력에 빠졌어요.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하면 충분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에 먼저 제안을 드렸죠.” 코리아 환타지는 국립무용단이 7~8분 분량의 다양한 민속무용 작품을 엮어 만든 작품으로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공연됐다.
정 연출은 전통을 새롭게 창조하는 작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통의 현대화가 국적불명의 작품을 낳는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그는 “한 나라의 문화가 발전하려면 전통을 고수하고 지키는 사람, 전통을 현대에 맞게 응용하는 사람, 그리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창작하는 사람의 활동이 모두 활발해야 한다”며 “한국은 첫 번째,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은 많지만 두 번째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똑같은 전통이라도 새로운 해석을 반영한 작품이 시대별로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무용도 지금 시점에서 바라보는 현대적인 재해석이 필요하고, 그 작업 중 하나가 향연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2월 5~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사진=국립극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