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자유는 빼앗아 오는 것… 힘으로 우위 증명하라

■ 힘이 정의다

힘이정의다

힘 있는 자란 누구일까. 책에 따르면, 정복하는 자·전리품을 취하는 자·전쟁터에 진을 친 자다. 그 자체가 전쟁터인 인생에서 힘 있는 자에 휘둘리고, 그에게 길든 자들이 힘없는 자다. 모든 것에 우선하는 힘, 육체적·정신적 힘이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군림하는 세계에서 인간은 강자와 약자로 분리될 수밖에 없고, 강자가 되기 위해선 그 힘을 빼앗아야 한다.

가차 없이 냉정한 말을 내던지는 주인공은 래그나 레드비어드. '가명 쓴 니체다', '뉴질랜드 출신의 무정부주의자 아서 에즈먼드다' 등 정체에 대한 소문만 무성한 사람이다. 1890년 타자본(typewritten) 형태의 사적 경로로 처음 세상에 공개된 그의 문제작(?)은 지금 봐도 도발이라 생각될 만큼 1만 년 인류의 발달사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그 역사 자체가 인간의 대다수를 무기력하고 노예근성에 빠뜨려 약자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인류를 나약한 존재로 만든 대표적인 선동가로 예수를 지목한다. 예수를 교활한 악령·전복자·사탄의 마법으로 세상을 홀린 자로 표현하며 그와 그의 현대판 제자들이 신과 국가, 사제와 정치가를 이 세상의 강자로 엮어 영화를 누려왔다고 주장한다.

예수 같은 선동가에 대척하는 '이상향'은 나폴레옹 같은 강자의 삶이다. 저자는 "세상에는 용감하고 대범하며 강한 자만이 탈취해 누릴 수 있는 땅과 황금, 명예, 권력, 승전가가 있는 법"이라며 "그리스도가 되지 말고 나폴레옹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폴레옹 같은 강자는 결국 '노예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는 방법'이기도 하다. 나를 정복한 자를 내가 정복하라는 것. 다시 말 해 자유란 허락될 수 있는 게 아닌 빼앗아오는 것이고, 빼앗기 위해선 정치가와 선동가에 휘둘린 노예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스스로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강자가 자신의 우위를 끊임없이 힘의 과시를 통해 증명해 보여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또 다른 강자의 도전에 직면해 약자의 처지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00년대에 예수와 기독교를 공격하고, 서양문명의 자부심인 민주주의를 지적한 도발과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인다. 1만 5,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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