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무역수지 첫 흑자봤지만

대기업 해외 생산기지 증가따라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특허 및 실용신안권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늘어난 대기업의 현지 생산으로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커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잠정치를 보면 산업 재산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의 무역수지가 8,000만달러로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

특허권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해외 특허권 로열티가 줄고 반대로 수출을 통해 받는 사용료는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4분기 특허 및 실용신안권의 수입 규모는 8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3억7,000만달러) 대비 35.8% 줄었다. 수출은 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억달러) 대비 92%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기업의 해외 생산기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베트남 등 대기업의 해외법인이 국내 본사에 지불하는 사용료는 수출로 잡히지만 반대로 국내 해외법인이 외국 기업에 지불하는 사용료 등은 수입에 잡히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현상은 아니고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 탓에 2·4분기 지식재산권 무역적자도 5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5억1,000만달러) 63.6%가 줄어든 수준이다.

나라 별로는 미국·영국·독일 등에서는 적자를 보였지만 우리 기업의 생산기지가 많이 있는 중국·베트남에서는 각각 4억달러, 3억4,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대일본 무역수지는 2,000만달러로 4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년 대비로는 흑자 폭이 줄었다. /김상훈기자 ks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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