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인수후보자 뿔났다

"매각주관사 산은, 실사자료 제대로 제공 안해"



쌍용양회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실사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인수 후보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인수 후보자들이 쌍용양회 적정 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기존 주주로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한앤컴퍼니를 제외한 다른 후보자들이 인수전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신한금융투자 등은 쌍용양회 매각 본입찰을 당초 17일에서 22일로 미룰 예정이다. 현재 예비 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본입찰 참여 의지가 엿보이는 곳은 한앤컴퍼니·한일시멘트·유진그룹 등이다.

매각주관사 측이 본입찰 시기를 미룬 것은 인수후보자들이 자료를 제대로 제공 받지 못해 적정가치를 산출하기 어려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복수의 거래 관계자들은 "쌍용양회 주요 주주(10%)인 동시에 원매자인 한앤컴퍼니가 주주로서 당연히 가지고 있을 정보조차 제공 받지 못해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주주인 한앤컴퍼니와 새로운 인수 후보자 간의 정보 격차가 있는 데다 예비 실사마저 부실해지면 인수 가격 산정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쌍용양회 인수전에 참여한 다른 후보들이 인수를 포기, 한앤컴퍼니만 단독으로 입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유진그룹과 한일시멘트 모두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한앤컴퍼니의 들러리를 서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격인수후보군의 한 관계자는 "2대 주주와의 경영권 분쟁, 담합 과징금 등 산적한 이슈를 해결 짓지 않은 상태에서 산은이 다소 무리하게 매각 속도를 내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딜이 국가계약법 적용을 받지 않는 탓에 한앤컴퍼니가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해도 거래 종결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산은은 사실상의 특혜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산은은 이에 대해 "쌍용양회가 영업기밀로 판단해 공개를 꺼리는 자료를 제외한 적정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한앤컴퍼니가 매각자(주주)라고 해서 추가적인 정보를 더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준석·송종호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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