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시행 한달… 아직은 찻잔 속 태풍

페이인포 48만5000명 접속… 자동이체 변경·해지 28만건

정부가 금융 개혁의 일환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계좌이동제 서비스가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오픈 첫날 이후 이용자가 크게 줄면서 아직은 '찻잔 속 태풍'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결제원은 3일 지난 10월 30일부터 한 달간 계좌이동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인포에 48만5,000명이 접속했고 일 평균 접속자 수는 1만3,000명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한 달간 자동이체 변경 신청 건은 13만5,000건으로 집계됐으며 자동이체 해지도 14만5,000건을 기록했다. 신청자 1명당 평균 자동이체 변경 수는 5건, 평균 해지 건수는 4건으로 분석됐다.


서비스 한 달 만에 낸 성적표치고는 양호한 성과라는 것이 금융당국 측의 설명이지만 첫날 접속자가 21만명에 달해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것에 비춰보면 계좌이동제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달간 총 이용 실적에서 첫날 이용실적의 비중을 계산해보면 접속자 수는 첫날 접속자가 전체의 43.1%, 계좌이체 변경은 17%, 계좌이체 해지는 39.3%를 차지한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공인인증서를 보유한 2,700만 계좌 중 약 0.23%가 계좌이동제를 활용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앞서 계좌이동제를 도입한 영국의 한 달 실적에 비춰보면 이용자가 상당히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2월부터 계좌이동서비스를 전국 은행 지점과 각 은행 인터넷뱅킹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확대하고 자동납부뿐 아니라 자동 송금에 대해서도 해지 및 변경을 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늘릴 계획이다.

김용태 금융감독원 팀장은 "지금까지는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자동이체를 하나로 모으는 수준이었다면 내년부터는 계좌 전체가 다른 은행으로 옮겨가는 본격적인 계좌이동제가 시작될 것"이라며 "은행권이 아직은 서로 눈치를 보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홍우·박윤선기자 sep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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