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수사 중인 데이비드 보디치 연방수사국(FBI) LA 부지부장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수사내용을 공개하면서 “하지만 이들이 해외 테러단체의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FBI는 사예드 파룩(28)의 친구인 엔리크 마르케스가 범행에 사용한 공격형 자동소총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범행 인지·모의 여부를 집중조사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전했다.
앞서 FBI는 지난 5일 파룩의 옛 거주지 근처에 사는 마르케스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마르케스는 14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친 테러 사건이 발생한 후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드안젤로 연방 알코올·담배·화기단속국(ATF) 수사관은 “파룩의 자택과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권총 3정은 2007년∼2012년 사이에 구입된 것”이라며 “자동소총은 마르케스로부터 획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CNN은 파룩의 부친이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와 인터뷰를 인용해 “파룩이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상에 공감했으며 IS의 창설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파룩의 여동생 말을 인용해 “파룩이 몇 년 전부터 이중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보디치 FBI LA부지부장은 “현재 수사의 초점은 이들이 어떻게, 누구로부터, 어디에서 급진주의자가 됐느냐는 것”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급진화 됐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FBI는 또 파룩 부부가 샌버나디노 시 외곽에 2층짜리 자택과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실탄 수천여 발을 구입하는데 소요된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캐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 환경보건 전문가로 근무한 파룩의 연봉이 4만 9,000달러(약 5,700만 원)이라며 파룩의 자택과 총기구입에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파룩과 부인 타시핀 말리크(27)가 해외 테러단체들과 온라인 접촉을 벌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전히 해외 테러단체 관계자들과의 연계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룩은 시리아의 알카에다 연계 무장세력인 알-누스라전선과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샤바브와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범행에 동참한 말리크는 사건 당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서약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