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고문은 이날 카자흐스탄에서 해외 강연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며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 전망이 좋지 않다”는 질문에 “그런(정치적) 얘기는 별로 도움이 안될 것같다”고 말을 아꼈다.
손 전 고문은 야당의 재보선 참패에 따라 손 고문 역할론이 제기되고 정계복귀 가능성이 나오는 것에 대해 “참나(웃음)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아이고 아침에들 많이 나오셨다”며 말문을 돌렸다.
정계 복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역사교과서, 통일 문제 등에 대해서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정치는 국민을 통합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게 돼선 안 된다”고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이어 “어린 학생들은 편향되지 않은 역사교육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고 기성세대는 그런 환경을 담보하는 일을 해야할 것”이라며 “역사교과서는 학계 최고 권위자들이 집필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집필할 수 있도록 맡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의 역할은 최고 권위자들이 역사를 공정하게 편찬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키맵대에서 강연하며 대북정책을 언급한 것을 두고 “통일 문제는 민족의 문제이지 정치 정쟁의 문제가 아니다”며 “개혁개방을 통한 통일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강연을 통해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고문은 “지금 일부에서는 북한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게 비약이 돼서 통일론으로 연결되는데,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로 인한 통일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며 “그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냐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정적인 통일기반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야 하고,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체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대화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며 “개혁·개방으로 남북격차를 줄이고 이질성을 축소하기 위해 소위 ‘소프트랜딩’이야말로 통일의 효과적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절에 밥 먹으러 가는 것도 외부행보겠지”라며 당분간은 자신이 정계 은퇴 후에 머물고 있는 전남 강진 토담집에 칩거할 것임을 밝혔다. 손 전 고문은 ‘강진에 언제까지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 “강진의 산이 더이상 지겨워서 못있겠다, 나가버려랴 그럼 뭐…”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기자들의 짧은 인터뷰에 응한 뒤 곧바로 인천공항에서 강진으로 내려갔다.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