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협약 '파리 협정' 체결] 오바마 "지구 구할 기회" 반기문 "사람·지구에 기념비적 승리"

■ 국제사회 반응
"완전한 사기… 행동 없는 약속
싼 화석연료 계속 쓸것" 비판도

12일(현지시간) '파리 기후협정' 체결 소식에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당초 지난 11일로 예정됐던 당사국총회(COP21)를 하루 연장하는 진통 끝에 최종 합의에 이른 이번 협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자국의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협정 체결 직후 성명을 내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라며 "전 세계를 위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는 협정 타결로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으로도 또 한번 큰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기후변화 대책을 임기 마지막 '유산(legacy)'로 하기 위한 핵심 어젠다로 삼아 이번 협정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의 협정 체결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오는 2025년까지 정부와 민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28% 감축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으며 당사국총회 직전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25년까지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41.8%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번 협정 체결로 "생명줄을 얻었다"고 환영했다. 그는 "파리협정이 전 세계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정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역사가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며 "파리협정은 사람과 지구에 기념비적인 승리"라고 강조했다.

개도국들 역시 파리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 부과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정한 감축목표 자체에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 비교적 만족하는 분위기다. 134개 개도국그룹인 'G77'의 노지포 음사카토디세코 대변인은 "우리는 모두 하나로 화합했다"고 밝혔으며 LMDC(Like minded Developing Countries)의 구르디알 싱 니자르 대변인 역시 "개도국들의 이해가 고려된 균형 잡힌 합의"라고 평가했다. LMDC는 중국·인도·사우디아라비아 등 20여개 개도국 모임으로 이번 협정에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파리협정에 대해 비관적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 항국우주국(NASA) 출신의 세계적 기상학자인 제임스 핸슨 박사는 이번 협정이 "완전히 사기"라며 "아무런 행동이 없는 약속일 뿐이며 화석연료는 가장 싼 에너지로 남아 있는 한 계속 소비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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