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선심성 정책, 에너지까지 파고든다

당정, 주택·산업용 전기료 할인 내년에도 실시 검토

정부가 당정 협의를 통해 주택용·산업용 전기료 할인을 내년에도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주택용의 경우 지난 7~9월 실시했던 하계 누진제 완화를, 산업용은 내년 7월까지 1년간 시행되는 토요일 요금 할인을 추가로 연장하는 형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에너지 관련 당정협의에서 '주택용·산업용 전기할인을 내년에도 실시해달라'는 새누리당의 요구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전기료 할인이 이뤄지면) 가계 및 중소기업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내년에도 추가로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전기료 할인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용 전기료 할인 규모가 1,300억원, 산업용은 3,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총 할인규모는 4,700억원에 이른다. 할인의 추가 연장을 결정하면 가정용의 경우 내년 7~9월 3개월간, 산업용은 내년 8월부터 1년간 전기료가 할인된다. 내년 7월까지 할인 연장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총선용 대책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실제 할인 연장 결정도 연내에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산자부와 한국전력은 떨떠름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 빈국임에도 (에너지가) 싸게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만연해 있는 게 문제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올해 말 종료되는 전통시장에 대한 전기요금의 할인혜택 기간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년 동안 전국 20만4,000개 점포에 50억원의 지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당정은 전망했다. 당정은 또 대중교통 이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철도공사, 서울메트로, 부산·용인경전철과 같은 철도사업자에 대해 시행하는 2.5%의 전기요금 인하혜택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기요금 납기 일을 넘길 경우 적용되는 매월 연체료율도 현행 2.0%에서 1.5%로 내린다. 당정은 이번 조치로 매년 788만호에 대해 연간 624억원의 연체료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세종=이상훈기자 shlee@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