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단독] 알짜배기 가맹점, 보통사람에겐 ‘그림의 떡’

청와대 비서관, 제과프랜차이즈에 “목좋은 가맹점 달라”
내부심사 생략… 1년 가까이 걸리는 개설 한달만에
피자헛, 직영점을 가맹점 바꾸면서 고위 임원에
노른자 가맹점은 특혜용… 일반 가맹점은 적자

[앵커]

경기불황과 구조조정 칼바람 속에서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하는 은퇴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른바 돈이 되는 노른자위 상권은 잡기 힘들고 수익성이 좋지 않고 경쟁이 치열한 가맹점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합니다. 왜 그런지 한지이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 정권 실세로 불리는 청와대 부속실 출신 비서관 A씨.

부인이 원하는 지역에 제과점 가맹점을 내달라고 B사에 압력을 넣었습니다.

청탁이 들어오자 그룹 내부 대외업무부서와 영업부서간에는 서로 처리하겠다고 경쟁까지 붙었습니다.

자격조건, 투자비용 등 12단계를 거쳐야 하는 종합적인 내부 심사절차는 모두 생략됐고, 1년 가까이 걸리는 개설 과정도 한달 만에 끝났습니다.

강남 지역에서도 가장 목이 좋은 상권 신규 가맹점 출점이 일사천리로 정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매장개설 전담부서 안팎으로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커지자 A비서관은 어쩔 수 없이 청탁을 철회했습니다. 돈 되는 노른자위 상권은 특혜용으로 사용된 것이 확인된 겁니다.


[인터뷰] 업계 관계자

“목 좋은 자리에 가맹점을 개설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 정권 실세나 인척들이 청탁하는 사례가 많다”


일반인들에게 목좋은 가맹점이 그림의 떡인 사례는 비단 B사 뿐만이 아닙니다.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피자헛도 최근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바꾸면서 상권이 좋은 매장은 본사 고위 직원이 먼저 운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입니다.

피자헛측은 본사 직원 특혜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피자헛 관계자

“저희 사례만이 아니더라도 (가맹 혜택을) 직원들에게 먼저 제공하는 경우가 외식업쪽에서는 굉장히 (비일비재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500만원인 반면 일반인들이 하는 가맹점들은 월평균 영업이익이 100만~150만원 사이입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은퇴후 대형 프랜차이즈를 선택하지만, 말이 사장님이지 인건비를 생각하면 거의 적자인 셈입니다.


[인터뷰] 파리바게트 A가맹점 사장

“저희가 3,200개 매장이 있어요. 그런데 매장 운영이 안되서… 아시다시피 파리바게트는 초기 창업투자 비용이 3~4억 이렇게 엄청 많이 들어요. 100만원 안팎으로 이익이 나서 어떻게 먹고 살겠어요.”


통계청에 따르면 제과점 등이 속한 숙박음식점업은 점포당 매출이 평균 1억9,000여만원, 영업이익은 고작 2,200만원에 그쳤습니다.

밤새 꼬박 일하면 평균 월 183만원 정도 벌었다는 겁니다. 좋은 상권은 곧 매출로 연결되기 마련인데, 목 좋은 곳은 본사나 임직원, 그리고 특혜용으로 돌아가다보니 상권이 안좋은 가맹점들은 폐점 위기에 처한 곳들도 한둘이 아닙니다.


[인터뷰] 업계 관계자

“가맹점주의 이득보다는 회사의 이익이 더 우선시될 수 밖에 없고….”


본사가 온갖 감언이설로 자영업자들에게 프랜차이즈 창업을 권하지만, 가맹점을 하다가 적자로 큰 손실을 보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는 게 프랜차이즈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서울경제TV 한지이입니다.


[영상취재 장태훈·김경진 / 영상편집 이한얼]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