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24일, 10월 30일 북한에 통일부 장관 명의 서한 발송
북한, 10월 30일 서한 “받으라는 지시 없다”며 수령안해
우리 정부가 ‘8·25 합의’의 후속조치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3차례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여기에 응하지 않고 있다.
6일 한 정부 당국자는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을 판문점에서 진행할 것을 제안하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서한을 10월 30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 측은 아직 받으라는 지시가 없다는 이유로 수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21일 같은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으나 북한은 23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명의의 서한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 북한인권법 제정 논의, 북한 도발설 확산 등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들이 남북 대결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공동 보도문 이행에 역행하는 불미스러운 행위를 하지 말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통일부는 24일 재차 북한에 예비접촉에 응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으나 이에 대해 북한의 답은 없었다.
이 당국자는 당국회담 의제와 관련해 “예비접촉을 제의한 통지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며 “남북 간 여러 현안을 회담석상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8·25 합의 내용 중 남북 민간교류, 이산가족 상봉 등이 진행됐고 남은 것은 남북 당국회담 개최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남과 북의 상호 관심사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논의들을 하루속히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8월 남북 고위급 접촉에 참여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 장관도 남북 당국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그 동안 우리 정부가 북한에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은 북한의 호응을 기다린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이 우리 측 언론보도를 문제 삼아 우리 정부의 제안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