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미친 전셋값'을 꼽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03% 올랐고 대구와 인천의 전셋값도 각각 8.11%, 7.24% 상승했다. 임차인들은 주거 부담이 덜한 전셋집을 선호하는 반면 집주인들은 저금리의 여파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전세임대주택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임대주택은 도심 내 저소득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 주택을 LH가 임차해 입주 대상자에게 전세 방식으로 재임대하는 주택이다. 현재까지 16만 가구가 공급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중시세 30% 수준…현재까지 16만 가구 공급=전세임대주택 지원 대상은 단독·다가구·아파트 등 국민주택 규모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이다.
최근 전세난 속에서 LH는 전세 주택 뿐만 아니라 보증부월세 주택도 함께 지원해주고 있다.
전세임대주택의 임대조건은 시중 시세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전세금 지원 한도는 수도권 8,000만원, 광역시 6,0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5,000만원(대학생은 각각 7,500만원·5,500만원·4,500만원)이다.
임대료는 지원금에서 본인 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의 연 1~3% 수준이다. 전세임대주택 입주자 유형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일반 저소득층 △신혼부부 △대학생 △소년소녀가정 등 아동·청소년 △주거취약계층 등 크게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LH는 2005년 시범사업 2,000가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16만 2,000가구를 공급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공급물량을 포함한 전체 전세임대주택의 91%를 차지한다.
LH의 전세임대주택 공급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LH의 올해 전세임대주택 공급목표는 2만 9,770가구로 정부가 올해 전국적으로 계획한 공공임대주택 공급목표 12만 가구의 4분의 1에 달한다.
LH는 올해 공급목표를 2개월 앞선 10월 말에 이미 달성했으며 연말까지도 계속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높은 입주자 만족도…내년엔 혜택 더 늘려=전세임대주택에 대한 입주자 만족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LH가 9월 '전세임대 대국민 인식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입주자의 95%가 전세임대주택에 대해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LH 관계자는 "전세임대주택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은 입주 대상자들이 현 생활권에서 본인이 살고 싶은 지역에 주택을 구해 거주할 수 있는데다, 외부에서 볼 때 자가와 임차·분양과 임대 구분이 안 되고 건설임대주택인 국민임대주택에 비해 주거비가 절반가량 저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LH는 전세임대주택 입주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증부월세 주택 지원, 임차료 지급 보증제 실시, 지원주택 부채비율 완화 등을 시행한 데 이어 내년에도 예비 신혼 부부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도 입주시기까지 혼인신고를 할 경우 신혼부부 전세임대 입주자격(3순위)을 부여한다.
또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종전 2인 이상의 경우 전용면적 60㎡ 이하로 공급했으나 내년부터 2인은 70㎡, 3인 이상은 85㎡ 이하로 확대된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