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신암중학교 멀티미디어실에서 열린 ‘한 아이의 비밀 친구 이야기-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서 최은(사진) 박사가 학생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제제는 착한 아이인가요? 나쁜 아이인가요?” (강사)“착한 아이요.”(학생들)
“왜 그렇게 생각해요? 제제는 스스로를 악마라고 하는데...”(강사)
“나쁜 짓은 많이 저질렀지만 착하게 되려고 노력해요~”(학생들)
1일 오후 신암중학교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영화로 읽는 고전문학’의 첫 강의에서 최은(사진) 박사는 브라질 작가 J. M. 데 바스콘셀로스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인 영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2012)’를 보면서 질문과 대답으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이날 강의는 강동도서관의 지역 중고등학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최 박사는 주인공 제제와 그의 친구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우정, 뽀르뚜가 아저씨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과 공포 그리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가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친구의 소중함과 주변인물의 따뜻한 격려와 믿음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사람의 인생은 신데렐라에 등장하는 마법사처럼 특별한 사람이 마법을 부려서 바꿔놓는 게 아니랍니다. 동네에서 알아주는 악동인 주인공 제제는 자신의 인생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준 뽀르뚜가 아저씨의 격려와 후원을 받기는 했지만, 주변에 여러 사람의 따뜻한 마음으로 가난하고 힘든 어린 시절을 꿋꿋하게 버텨냈어요.”
최 박사는 학생들에게 종이 한 장을 나눠준 후 영화 속 제제처럼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의 이름과 자신이 격려해주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보게 했다.
“제제는 말썽부리는 자신을 향해 저주와 같은 말을 퍼붓는 마을 사람들을 복수하겠다며 블랙 리스트 혹은 데스노트를 적은 게 아니라 자신에게 손을 내 밀어준 이웃사람들의 이름을 적었어요.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죠.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은 강사가 던지는 질문에 활기차게 대답하면서 그동안 알고 있었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 또 다른 해석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날 강의를 둘러 본 이경희 신암중 교장은 “영화로 풀어내는 전문가의 인문학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우리 학생들에게는 큰 행운”이라면서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으면서 학생들의 독서활동도 더욱 활기차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동도서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암중학교에서 열리는 고인돌 강좌는 7일까지 3회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