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아파르트헤이트 연상" 비난

EU집행위, 난민지위 거부 수십만명 송환 계획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난민 지위가 거부된 수십만 명을 자국으로 송환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EU 내무장관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인 '난민 송환에 관한 실행계획'을 입수했다며 7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다.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회원국들은 지위 신청이 거부된 난민들을 송환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하고 이에 관한 적절한 재원들을 EU에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U 집행위는 또 원활한 난민 송환을 위해 EU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에 특별본부를 신설할 예정이며 난민 송환에 응하지 않는 회원국들을 벌금 등으로 처벌할 계획이다. 더타임스는 이외에 EU 집행위가 난민들이 송환을 피하려고 종적을 감추는 것을 막고자 회원국에 이들을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실행계획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EU 집행위의 이 같은 대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EU 인권단체인 '스테이트워치'의 토니 부냔 소장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과 박해·가난을 피해 유럽에 온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EU의 본국송환 정책은 실제로 효과도 별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난민사태 해결 등을 위해 유럽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하나로서 존재의 의의를 증명하지 못하면 유럽의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우리는 이제 더 많은 유럽이 필요하다"며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 부담을 지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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