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년 경제정책방향] 중국 내수시장 공략 '3조 펀드' 만든다

정부, 기업 M&A·현지생산·유통망 구축 투자 지원
산은 2조·KIC 10억弗 분담… 한중 FTA 20일 발효
'내년 경제정책 방향' 16일께 발표

정부가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재원 조달은 KDB산업은행이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에서 2조원을 분담하고 한국투자공사(KIC)가 10억달러(1조원)를 내는 방식이다. 이 자금은 기업들이 중국 내수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현지 생산 및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투입된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6일께 서울청사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합동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2016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로 경기를 지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새롭게 열리는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다양한 방안을 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 정부는 이날 베이징에서 20일부터 한중 FTA 발효를 공식 확정하는 외교공한을 교환해 양국 수출품은 앞으로 20년 안에 90% 이상 관세가 철폐된다.

정부는 내년에도 수출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재정을 적극 활용한 확대 재정정책과 규제완화 등으로 국내 내수시장의 버팀목을 만들고 중국 내수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14억 인구의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다양한 발판을 만들 계획이다. 이는 신(新)내수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기존 산업정책의 틀을 중장기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Made By Korea)'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앞서 지난 10월 박근혜 대통령은 제7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유럽 등이 중국 성장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로 큰 이익을 챙기는 것처럼 (우리도) 중국 기업 지분 매수와 기업 M&A 등 투자를 촉진할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수요가 더 있다면 추가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다만 자금운용의 효율성을 위해 투자처가 생기면 자금을 집행하는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세종=김정곤·박홍용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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