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주일대사를 역임한 유명환(사진) 전 외교부 장관은 26일 아산정책연구원과 한국정치학회가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연 심포지엄 축사에서 "한일수교 협정 당시 어려운 결정을 내렸듯 우리도 앞으로의 50년을 향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의 한일관계 악화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서로 반성해야 한다"며 '내 책임'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관계는 가만히 둬도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살아온 것이 아닌가"라며 "한일 양국의 80% 이상이 전후 세대인 새로운 환경에서 과거와 같은 형태로 한일관계가 유지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유 전 장관은 한국 사회가 '반미·반일 프레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은 반미·반일 프레임에서 생존하는 집단인데 그런 분단 현실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결코 미·중·일·러 어느 한 나라와의 관계만으로는 살 수 없다"며 "한국이 처한 동북아 상황에서 한일관계를 어떻게 정립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