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진주의료원 막는다

34곳 지방의료원 경영정보 연내 모두 공개


정부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의료원 등의 운영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개선을 위해 의료원별 재무제표·인력현황 등 각종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기로 했다. 지방의료원들의 방만한 경영을 막고 진주의료원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지역 거점 공공병원 운영정보 통합공시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지방의료원 34개소, 적십자병원 5개소 등 지역 거점 공공병원 통합공시 시스템을 연내 구축해 해당 웹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다. 통합공시 항목은 연도별 운영목표와 실적·재무제표를 포함한 결산서, 인력 수 및 직원 급여 수준, 단체협약의 내용 등 운영 전반 정보가 망라된다.

정부는 이 시스템에 최근 5개년(2010~2014년) 자료를 입력한 뒤 대상 병원들에 수시로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를 상시 모니터링해 공시 내용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불성실할 경우 시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지방의료원 등의 실태를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 복지부는 이들 병원이 연간 단위로 제출하는 결산서 등을 통해 운영현황을 파악해 왔지만 이용자들은 병원들이 자율적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한정된 정보만 취득 가능했다.

정부가 이처럼 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운영정보를 일괄 공개하기로 한 것은 수년째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병원들을 대상으로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진주의료원 사태 이후 이대로 가다간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상당수 지방의료원들이 경영개선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노력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경상남도는 지난 2013년 진주의료원이 매년 30억~6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누적 부채가 279억원에 달하자 전격적으로 폐업 조치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지방의료원이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2014년 기준 전국 34개 지방의료원과 5개 적십자병원의 적자액은 약 616억원이다. 일례로 안동의료원의 경우 최근 3년간(2012~2014년) 적자 규모만 110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들 병원에 건물 신축 및 리모델링, 의료장비 구입비용 등 기능 보강비(574억원)와 파견인력 인건비(50억원) 등의 명목으로 약 624억원을 지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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