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리스크 관리의 힘… 신한금융 깜짝 실적 견인

지주사 3분기 순익 6700억… 지난해 동기대비 7.4% 증가


신한은행의 탄탄한 리스크 관리가 다시 저력을 발휘했다. 맏형인 신한은행의 실적이 살아나면서 신한금융지주는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을 올렸다.

신한금융은 22일 3·4분기 당기순이익이 6,7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연속 6,000억원대 실적을 유지하며 시장 기대치(5.900억원)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3·4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2조810억원)에 거의 맞먹는 실적이다.

3·4분기 신한금융 실적 호조의 1등 공신은 신한은행이었다. 상반기에는 신한은행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실적이 주춤하면서 카드·금융투자·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공백을 메웠다면 3·4분기에는 신한은행이 실적 상승에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3·4분기 금융지주의 대손비용률은 0.49%로 과거 5년 평균인 0.59%보다 0.1%포인트나 개선됐다.


계열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3·4분기 순이익은 4,6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 증가했다. 리스크 관리 역량이 저력을 발휘했다. 포스코플랜텍과 대우조선해양 등에 대한 충당금 1,000억원을 상반기에 미리 반영하면서 3·4분기 충당금 적립 부담이 그만큼 낮아졌다. 3·4분기 대손충당금은 523억원, 연체율은 0.43%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고 부실채권(NPL)비율도 0.85%로 하락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저금리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떨어져 은행 기준으로 1.48%를 기록했지만 가계와 중소기업 우량 대출이 늘면서 3·4분기 말 원화대출은 전년 말 대비 6.5% 증가한 170조5,000억원을 기록,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카드의 3·4분기 실적은 1,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3·4분기 누적 순이익은 5,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소폭 증가했는 데 그쳤다. 비은행 부문 효자인 카드의 실적이 주춤거린 것은 추석 연휴 후유증 영향 탓이다. 추석 연휴 이후 영업일이 하루밖에 없어 일시적인 연체가 발생하면서 충당금을 400억원 쌓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3·4분기 순이익 686억원, 누적 1,942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7%, 112.6% 급증하며 비은행 그룹사 중 가장 높은 이익 회복세를 보였다. 신한생명의 3·4분기 순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으나 누적은 883억원으로 29.7% 증가했다. 신한캐피탈은 56억원, 누적 41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3·4분기 누적 순익이 지난해 연간 실적에 거의 육박함에 따라 올해 연간 순이익은 2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은행의 이자이익이 감소했지만 은행의 자산성장과 탄탄한 리스크 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면서 "아울러 비은행 부문도 그룹 이익의 41%를 차지하는 등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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