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안정적인 선진국, 불안정한 신흥국

타이 후이 JP모간자산운용 아시아시장 수석 전략가

타이 후이 JP모간자산운용 아시아시장 수석 전략가


내년에는 전 세계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위험은 낮다고 본다. 지난 2014년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국제 유가가 소폭 반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단행돼도 저금리 기조 역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 보면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아시아와 남미의 신흥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미국은 소비 지출 증가에 힘입어 꾸준하게 2%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소비의 핵심 축인 가계의 재무구조가 건전해졌고 실업률도 5%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국제 유가의 급격한 하락이 기업 투자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에너지 외의 분야에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다.

유럽 국가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둘러싼 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비교적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은행의 차입 비용을 낮게 유지하면서 대출을 장려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앞으로 유럽의 경기가 살아나려면 기업의 은행 대출이 보다 용이해져야 한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제조업 분야의 실적 둔화로 인한 압력을 체감하는 중이다. 내년에는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강력한 반등의 계기가 마련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 정부가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정책금리 및 지급준비율을 재차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다. 정책의 영향으로 제조업 분야의 구조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

이러한 국가별 경제 전망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기업 실적을 기준으로 신흥시장보다는 선진국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3년 동안의 투자 성과를 보면 미국·유럽·일본의 선진국의 성과가 신흥시장보다 높았다. 미국 달러화 강세,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신흥시장의 기업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단기적으로 변화되기 어렵다. 게다가 유럽과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며 주식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신흥시장의 성과는 중국 제조업 부문의 회복과 원자재 가격 안정이 좌우할 것이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확실해지면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흥시장의 반등 계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변동성을 이겨내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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