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이달 초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4,000억원 이상을 내다 판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증시에 컴백한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매수세를 집중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총 6,290억원을 순매수하며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5거래일 이상 순매수한 것은 지난 5월 말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의 선택은 반도체 등 IT(정보통신) 종목에 집중돼 전체 순매수 종목 상위 4개 중 3개를 삼성전자와 네이버, SK하이닉스 등이 차지했다. 5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076억원 순매수했으며 네이버를 1,039억원, SK하이닉스를 480억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액 중 3종목이 차지한 비율은 무려 70% 이상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 같은 전자주 선호 현상에 대해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웃돈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 발표 영향 덕분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잘 나왔기 때문에 다른 전자주도 잘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전자주의 주가가 좋지 않아 매도가 이어졌는데 당시의 빈 부분을 어느 정도 채워 넣으려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반도체 덕분이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라며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부터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반등할 시기가 됐다고 보는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