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의 재무구조 부실과 잇단 신용강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3중고'를 겪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주 회사채 발행 건수는 대신에프엔아이 1건으로 발행규모는 900억원에 그쳐 지난주 8,525억원의 9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7월 이후 주간 단위로 회사채 발행액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적 비수기인 지난 8월 휴가철에도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어 시장 분위기가 크게 얼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대신에프엔아이의 회사채 역시 미매각이 발생해 추가청약을 통해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대신에프엔아이는 지난 5일 2·3년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전액 미매각돼 발행규모를 2년물 900억원으로 줄였고, 추가 청약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영향으로 대신에프앤아이의 모회사인 대신증권도 7일 실시할 예정이었던 회사채 수요예측을 이번주로 연기했다.
회사채 시장의 위축이 개선될 여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투자 인기를 나타내는 척도인 신용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도 확대 일변도다. 스프레드가 커지는 것은 회사채 금리는 올라가고 가격은 떨어진다는 뜻으로 회사채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신용등급 'A'인 회사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4월 91bp(1bp=0.01%포인트)였지만, 지난 8일에는 109.6bp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최고다.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도 44.6bp로 한 달 사이 11.6bp나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도 마찬가지다. 여전채 신용스프레드의 지난 한 달 사이 확대 폭은 20bp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연말인 4·4분기로 갈수록 기관들의 결산일이 가까워지기 때문에 당분간 신용스프레드의 축소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말까지는 기관들이 결산을 앞두고 회사채 보유 비중을 줄이는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에 회사채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채권전략팀장은 "시장에서는 초우량물에 대한 거래만 이뤄지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과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큰 로드맵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신용 스프레드의 안정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