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Watch] "연말연시 숙박·공연티켓 예약 없이 당일에도 OK"

실시간 연결서비스 '타임커머스 앱' 인기몰이

공공기관의 부장인 최영서(48)씨는 2주 후 강원도 속초로 2박3일간 가족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아직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여유롭다. 여행 당일 앱을 이용해 예약이 안 됐거나 취소된 펜션이나 호텔의 빈 객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숙박비도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숙박업자들이 객실을 놀리지 않기 위해 저렴하게 방을 내놓아서다. 객실 품질도 나쁘지 않다. 최씨는 "예전에는 숙소를 예약하지 않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서비스 질이 좋지 않은 곳에서 묵어야 했다"며 "요즘은 스마트폰 앱을 켜면 실시간으로 근처 숙박시설 예약상태를 확인해 선택할 수 있어 여행준비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3년차 사원 허영선(28)씨는 주기적으로 속눈썹 연장 시술을 받고 있다. 그동안에는 매번 시술 예약일이 되면 허씨는 불안했다. 일이 많아 퇴근이 늦어지거나 회식이 생겨 뷰티숍에 가지 못한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허씨의 스트레스가 앱 하나로 완벽하게 해결됐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대를 검색하면 해당 시간대에 예약이 없는 근처 뷰티숍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덕분이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주는 '타임커머스(Time Commerce)' 돌풍이 거세다. 타임커머스란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을 말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팔 수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저렴하게 판매해 원가 이상을 보전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윈윈(win-win)할 수 있어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의 핫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숙박 서비스와 뷰티숍뿐 아니라 공연·항공·주차장에 이르기까지 타임커머스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시간이 임박했거나 예약이 취소돼 팔리지 못했던 상품들을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연결해주면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거나 '싼 게 비지떡' 같은 기존의 인식을 보기 좋게 뒤집고 있다. 이른바 '타임커머스 반전'의 경제학이다. 연말 여행이나 송년회 모임이 많아 서비스 예약이 어려운 요즘 특히 타임커머스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타임커머스는 판매자의 정보와 소비자의 수요를 서로에게 전달하지 못해 거래가 이뤄질 수 없었던 영역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판매자나 소비자가 발품을 팔지 않고도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플랫폼이 실시간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새로운 커머스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주연기자 nice8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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