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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브랜드를 '제네시스'로 통일하고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존 대형 세단 모델에 초대형 세단 '에쿠스'를 편입하고 오는 2020년까지 4종의 신규 모델을 추가해 총 6개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구축한 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렉서스 ·아우디 등 세계 유수의 고급차 브랜드와 정면승부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지난 1967년 설립된 후 '현대'라는 단일 브랜드를 사용해온 현대차는 48년 만에 '듀얼 브랜드' 시대를 맞게 됐다.
현대차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 행사를 열어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009년 출시된 제네시스는 우리도 세계적인 고급차를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과 확신을 갖게 해줬다"면서 "상품에서 시작한 제네시스가 오늘부터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방향성을 지닌 별도의 새로운 브랜드로 탄생한다"고 선언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기존의 2세대 모델과 다음달 출시되는 에쿠스 후속 모델 등 초대형·대형 세단 모델 2종으로 시작한 뒤 2020년까지 중형 세단, 스포츠형 쿠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형 SUV 등 4종을 신규 모델로 추가, 총 6개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이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알파 뉴메릭' 차명 체계를 도입해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G'와 차급을 고려한 '숫자'가 조합되는 방식의 차명을 갖게 된다. 에쿠스 후속 모델인 초대형 세단은 'G90', 기존의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는 'G80', 2017년 선보이는 중형 세단은 'G70'으로 명명된다. 다만 에쿠스 후속 모델로 다음달 출시되는 초대형 세단의 경우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EQ900'을 사용한다. 여기에 친환경차 모델을 개발하고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라인업도 추가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현대디자인센터 내에 '프레스티지디자인실(G-Force)'을 신설하고 람보르기니·벤틀리 등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던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인 루크 동커볼케를 전무급으로 영입했다.
정 부회장은 "새로운 시작이 늘 그렇듯 설렘과 떨림이 교차한다"며 "상품에 대한 자신이 있지만 새로운 도전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수반되는 만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