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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대비가 분명해 어디서든 맨 먼저 눈에 띄는 이 작품은 '근대 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폴 세잔이 자신이 태어나고 말년에 생을 마감한 고향인 프랑스 남부 지역 엑상프로방스를 담고 있다. 이곳의 아름다운 햇빛과 풍광이 세잔을 낳았다고 할 정도로 실제로도 '그림처럼' 아름답다고 한다. 이 작품이 유난히 눈부신 데는 이유가 있다. 푸르른 나무와 수풀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만 이 그림에는 검은색이 전혀 쓰이지 않았다. 세잔은 검은색 대신 짙은 원색의 초록색을 사용했다. 아버지의 반대로 법대에 진학했다가 예술에 대한 욕망을 접지 못하고 늦게 화가가 된 세잔은 인상파 화가들과 활발히 교류했지만 정작 자신은 스스로를 진정한 인상주의 작가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작품에 몰두한 세잔은 '자연의 모든 형태는 원기둥과 구·원뿔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화법으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은 오는 4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