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1월 효과와 중소형주 투자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연초 주식 시장에서는 1월 효과가 많이 언급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연초에는 1월 효과와 함께 중소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일부 대형주가 실망스러운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중소형주의 투자 매력이 주목 받는 것이다. 다만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를 하되 기간은 길게 설정하지 않는 편이 좋다.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투자 위험이 완화되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 흐름이 나타나야만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전망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05%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 직후에 기록한 수치다. 단기 채권 시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미국 '정크 본드(BB등급 이하 회사채)'의 채권금리는 급등세가 누그러진 모양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주요 채권금리가 연준의 금리 인상 부담을 계속 반영하면서 극도의 공포감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포감이 더 확산되지 않아도 외국인 투자심리와 연관된 신흥국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수할 여건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아무래도 대형주는 당장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반해 2000년 이후 16년 동안 월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1~2월에는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코스닥지수의 1월과 2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4.2%와 3.8%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0.6%,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2013년 이후 3년 동안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형주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투자자의 관심은 빠르게 신사업 분야로 이동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 1월에도 대형주와 비교할 때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에 매겨진 높은 몸값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1월 초 코스닥지수의 12개월 예상 이익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0.9배였는데 1년 뒤인 2014년 1월에는 11.2배까지 올랐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13.4배로 급등했다.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말 기준 10.6배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중소형주의 상승 여력은 과거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고 본다. 따라서 중소형주가 과열 신호를 보일 경우에는 과거보다 빨리 차익 실현에 나설 필요가 있다. 1월 효과를 충분히 누리되 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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