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도 항공기 금융시장 진출

"투자금액 2019년까지 5,000억 이상 늘릴 것"

외국계 은행들이 사실상 독과점하던 항공기 금융 시장에 국내 금융기관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운용자산을 보유한 농협 상호금융도 항공기 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농협은 운용자산에 대한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항공기 금융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항공기 금융이란 항공기 구매 또는 운용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실물자산 가운데 안정성이 높은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힌다. 항공사나 항공기 리스사가 항공기를 구매하기 위해 중장기 금융을 일으킬 때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형태다.

농협은 지난해 12월 국적항공사의 항공기 도입에 따른 구매자금 1억9,000만달러 중 후순위로 3,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건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올해 1월에는 외국 항공사의 항공기 구매에 중순위 2,000만달러를 투자 집행할 예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항공기 금융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데 성공한 만큼 2019년까지 5,000억원 이상으로 투자금액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의 여윳돈을 운용하는 농협 등 상호금융권은 운용자산은 쌓이지만 저금리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어 항공기 등 안정성이 높은 실물자산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외국계 은행들이 자금난으로 항공기 금융 시장에서 일부 발을 빼고 있다는 점도 국내 금융기관들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3년까지 항공기 교체 및 추가 도입에 필요한 신규 항공기 수요는 3만8,000대에 이르고 관련 자금 규모는 약 5조2,000억달러(약 6,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의 자금이 전세계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된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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