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에는 기업과 가계가 은행이나 상호저축은행·보험회사 등 금융회사에서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의 영향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사가 더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 1·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지난 2008년 4·4분기(-23)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3∼16일 국내 172개 금융회사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출태도지수가 음(-)이면 대출 심사 때 금리나 기간 등의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회사 수가 완화하겠다는 회사 수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조선업 등 취약업종의 부실 우려에다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이 시행되면서 기업과 가계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지난해 4·4분기(-13)보다 6포인트가 떨어지며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도 같은 기간 -3에서 -6으로 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주택자금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가계 일반자금 대출태도지수는 -6에서 -13으로 급락했다. 이는 2008년 4·4분기(-19) 이후 최저다.
저축은행과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신용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보전을 위해 카드론에 대한 대출태도를 완화(6→13)할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