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주금납입 지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 간 거래(B2B) 전자결제 중개업체인 처음앤씨는 지난해 12월21일 중국 투자자로부터 유상증자 납입일을 한 달 늦춰달라는 통보를 받아 납입일을 지난달 23일에서 이달 29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중국 투자자 측은 "중국 정부가 QDII(내국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허용 제도) 승인 심사를 강화하면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처음앤씨의 주금납입 연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앤씨는 지난해 8월24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343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당시 중국 선전알라딘 인터넷 파이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개인투자자 진시앙판씨 등에게서 증자금을 두 달 뒤인 10월23일 납입하기로 했지만 투자자가 변경되면서 납입일이 11월25일로 미뤄졌다. 그 이후 투자자 측 요청에 의해 12월23일로 또 연기됐다.
상품 도매업체인 에임하이도 지난달 18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주금납입일을 이달 8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말 17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후 두 번째 납입 연기다. 에임하이는 중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이 투자자가 중국에서 행정 절차상 승인 문제를 겪어 납입 일정이 두 차례(11월30일→12월21일→2016년 1월8일) 지연됐다. 중국 측 투자가가 주금납입을 미루면서 13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려는 계획도 함께 연기됐다.
이처럼 납입 일정이 연기되면서 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처지다. 처음앤씨와 에임하이는 모두 지난해 3·4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증자 후 사업 성장 및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강세를 보였었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증자가 언제 진행되는 것이냐'며 문의전화를 자주 받는다"며 "행정적인 문제 때문에 납입이 지연되는 것이어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co.kr